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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 ‘아름다운 기증’ 통해 마침내 귀향 - 일본인 소장자, “기증 계기로 한일 간 신뢰와 정이 더욱 돈독하길 바란다”며 무상기증 결정

  • 작성일 : 2017-09-12 / 조회 : 918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 ‘아름다운 기증’ 통해 마침내 귀향

                    (粉靑沙器象嵌 李先齊 墓誌)

- 일본인 소장자, “기증 계기로 한일 간 신뢰와 정이 더욱 돈독하길 바란다”며

무상기증 결정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이하 ‘재단’)은 1998년 6월 국내 문화재밀매단이 일본으로 불법반출한 조선전기 묘지(墓誌 : 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묻는 돌이나 도판)인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이하 ‘묘지’) 1점을 일본인 소장자(도도로키 다카시, 等々力孝志/ 1938~2016) 유족으로부터 우선 기증 받아 2017년 8월 24일 국내로 들여왔으며, 최종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묘지의 주인공은 필문(蓽門) 이선제(李先齊 : 1390~1453, 본관 光州), 세종연간 사관으로 『고려사』를 개찬하고, 집현전 부교리로 『태종실록』을 편찬했으며, 강원도관찰사와 호조참판 등 고위관직을 두루 거쳐 문종연간 예문관 제학에 이른 조선전기 호남의 대표적인 역사인물이다.


  묘지는 일본인 소장자의 유족인 도도로키 구니에(等々力邦枝, 76세) 여사가 “한일 간 신뢰와 정이 더욱 돈독해지길(信義深化 厚誼發展) 희망한다.”며 죽은 남편의 유지와 선의(善意)에 따라서 재단에 기증한 것이다.


  도도로키 구니에 여사는 “묘지는 한국미술을 가장 애호했던 남편이 중요하게 생각한 작품입니다. 생전에 남편은 조상을 섬기는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도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에, 묘지가 예술적 가치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남편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며 기증의 이유를 덧붙였다.


  묘지는 오는 9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563년 만에 언론에 첫 공개될 예정이며, 일본인 기증자의 유족 도도로키 여사 일행도 참석한다. 이후 묘지는 9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국외 반출 및 국내 귀환 과정


  묘지는 국내 문화재밀매단이 1998년 5월 김해공항을 통해 반출하려 했다. 그러나 묘지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본 김해공항 문화재감정관실은 이를 막았다. 하지만 당시 김해공항 문화재감정관실의 판단은 특별한 ‘범죄요건’도 성립된다고 보기 어려워 압류조치는 물론, 수사기관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때문에 김해공항 문화재감정관실은 묘지를 상세히 그려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문화재관리국에 제보했다. 하지만 한 달 뒤 묘지는 문화재밀매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숨겨져 김포공항을 통해 감정절차 없이 일본으로 밀반출되어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2014년 10월, 일본지역 문화재 유통실태를 조사하던 재단은 일본의 고미술상 와타나베산포도(渡邊三方堂)의 소개로 묘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묘지의 출처를 파악하던 재단은 1998년 5월 김해공항 감정관실이 기록으로 남긴 묘지 그림과 비교해, 일본에서 발견된 묘지가 불법반출품임을 특정할 수 있었다.


  이후 재단은 와타나베산포도를 찾아가 묘지에 대해 지금까지 파악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리고 소장자 면담주선을 요청했다. 와타나베산포도는 재단의 설명을 통해 묘지가 고미술품의 가치 이상으로 역사적 가치도 매우 큰 것임을 깨닫고, 재단의 요청사항에 적극 응했다. 마침내 2015년 12월 재단은 와타나베산포도의 호의와 도움으로 묘지 소장자인 故 도도로키 다카시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암 투병 중이던 故人은 무로마치(室町)시대부터 이어져 온 나가노(長野) 호타카(穗高) 지역의 유력한 가문 출신으로, 한국 고미술품뿐만 아니라 일본 고미술품에 관한 굴지의 소장가로 알려진 유명 인사였다. 故人은 “한국 고미술품 수집 과정에서 일본 미술상으로부터 불법반출 사실을 전혀 모르고 구입했다”고 재단 관계자에게 밝혔다.


  2016년 11월 소장자가 지병으로 사망했다. 재단은 소장자의 유족인 도도로키 여사에게 조의를 표했다. 그리고 애도기간이 끝난 2017년 2월, 재단과 와타나베산포도는 도도로키 여사를 직접 만나 묘지를 한국으로 기증하도록 권유하였다.


  이때 도도로키 여사는 “묘지에 새겨진 이선제 다섯째 아들(李亨元)이 조선통신사를 이끌고 일본으로 오던 중 쓰시마에서 병을 얻어 미처 임무를 마치지 못하고 순직한 사실을 재단 관계자와 와타나베산포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이제 그분의 혼이 일본으로 다시 건너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묘지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는 셈이니, 한국의 후손들이 조상을 더욱 잘 모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미술을 사랑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를 생각한 남편 故 도도로키 다카시를 기리고, 이선제 후손분들의 심정을 공경하고자 묘지를 무상증여하겠습니다.”라며 최종 기증결심을 밝혔다.


  이로써 묘지는 2017년 8월 무사히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문화재적 가치와 평가


  묘지는 분청사기에 상감기법으로 지문을 새겨 백토를 채운 뒤 유약을 발라 구운 위패(位牌)형이다.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명문은 판의 앞뒤, 측면에 총 248자를 새겨 묘지 주인공의 생애와 가계는 물론, 제작연대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묘지를 통해 최초로 이선제의 생몰년이 공식 확인되어 그 사료적 가치도 매우 크다.


  또한 묘지는 현재 보물로 지정된 4점과 기타 비지정 묘지들과 비교해도 유사한 사례가 없을 만큼 매우 특징적인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위패의 지붕이나 받침 없이 하나의 판으로 된 동체가 밑 부분에서 두 개의 판으로 나뉘며, 묘지의 굽다리는 연판문(蓮瓣文)으로 장식되어 “단순하면서 기발한 수법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 '기증 유물 설명회' 알림 >

 ○ 일 시 : 2017. 9. 19(화) 10:00
 ○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1강의실
 ○ 내 용 : 기증경과 설명, 기증유물 공개 및 가치 설명, 기증자 언론 인터뷰, 질의응답 등
    ※ 기증자 참석



붙  임 1.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 문화재 명세.
          2.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 일본 현지 기증식 사진 및 기증경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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